• 방하착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6-11-17 / 조회 :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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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하착

중간제목/ 서로 이익 조금씩 내려놓아 함께, 어울리는 그 자체가 행복

수행, 기도, 봉사 자연스럽게 우러나야 기쁨과 행복이 가득

 

어느덧 찬바람이 조·석으로 몸을 움츠리게 하는 계절이 다가왔다.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이요

만물거아일체(萬物與我一体)라 했듯이

하늘과 땅이 나와 한 뿌리이고 모든 물건이 나의 몸이라 했듯이 세상이 나와 더불어 한 뿌리이고 한 몸이 아닌가. 무더운 혹서기 에도 더워서 못 살 것 같아도 그 또한 나와 한 몸이요 이제 다가올 혹한도 나와 한 몸이거늘 두려울 것이 뭐가 있으리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식과 행동이 다르더라도 그 또한 함께 해야 할 일들이 아닌가. 나도 싫다 너도 싫다하여 모두가 그 일들을 놓으며 서로가 죽을 수밖에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들인가 함께 한다는 것, 같이 있다는 것, 어울린다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즐겁지 않은가 서로가 이익을 조금씩만 내려놓는다면 함께 할 수 있는데 굳이 혼자 욕심내어 다 가지려고 한다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아갈까하는 의문이 든다.

조금 모자라야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 노력이 결국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원초적인 본능이 아닌가. 그런데 그 희망과 희열을 없애버린다면 정말 나를 슬프게 하는 일인 것이다.

수행(修行) 또한 그러하다. 우리가 갈구하면 할수록 알음알이가 생겨 그 알음알이를 잡기 위해 끝없이 정진(精進)하는 것이 아닌가.

기도(祈禱)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기도할 때마다 모든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며 가볍게 여겨 그 까짓것이라고 단정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데 될 듯 말 듯 하니 더욱더 간절해지면서 함부로 쉽게 기도를 하지 않고 지극한 정성으로 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모든 것은 하심(下心)에 그 답이 있는 것이다.

방하착(放下着)이라는 것 또한 그러한 것이다.

내려놓는다는 것 자기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어려우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닌가. 자꾸 하다보면 면역이 생기기 마련이다. 면역이 생기면 습관처럼 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섭리인 것이다. 의식으로 지배하는 것보단 습관으로 행하는 것이 마음으로 나 육체적으로 더 편안할 수 있기 때문 아닌가 싶다.

겨울이 다가온다.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고구마가 생각이 난다.

화롯불에서 익어가는 고구마를 보면 구수한 냄새가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리라.

그 기다림과 맛에 대한 궁금증이 한 잎 베어 무는 순간, 뜨거움과 맛이 교차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것처럼 수행도 기도도 봉사도 그런 자연스러움에서 베어 나와야 그 기쁨과 행복이 가득할 것입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정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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