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하변호(言下便悟) 하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4-18 / 조회 : 9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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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하변호(言下便悟) 하

중간제목/ 깨달음이란 어떤 말이 나오고, 사물이 드러나고,

         생각 ‧ 감정이 일어나고 하는 순서, 내용과 상관없이

         말 아래 말 끝 자기마음 봐 깨닫는 것이다.

 

 언하변오(言下便悟)는 육조단경에 나오는 말이다.말을 듣자마자, 혹은 어떤 행위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즉각 깨닫는 것을 말한다.언하대오와 같은 말이다. 여기서 언하란 말이 떨어지자 마자라는 뜻이고 변 便은 문득이라는 뜻이다.언하변오는 조사선 祖師禪의 특징 중 하나이다.말 아래 말끝에 문득 자기 마음을 봐서 깨닫는 것을 말한다.언하변오를 풀어서 언하에 답하다 라고도 한다.견처(見處)가 밝아 상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곧 응답하는 지혜를 이른다.따라서 선문답은 언하에 답할 수 있어야 깨달은 자의 견처라 할 수 있다.또한 깨달음은 찰나인 것이라 좀 전에 칠통 같던 중생도 기연(機緣)이 닿게 되면 순간에 깨치는 것이라 깨친 뒤에는 그가 곧 밝은 명안종사(明眼宗師) 사물의 도리에 정통한 눈을 가진 종사 요 각인(覺人)이라 할 수 있다.그러므로 선지식은 확철 했음을 확인 점검해 그가 어떤 공안에도 걸림이 없음을 안 뒤에 인가를 하는 것인즉, 조사의 관문은 그리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라 명안종사를 속이는 여우 짓은 허용될 수가 없다.육조혜능(六祖慧能) 대사가 언하변오 했기에 이 가르침이 선종의 특징이 됐다.육조혜능이 체험한 바를 바탕으로 법을 편 것이 조사선의 시발점이 됐고 이 가르침이 제자들에게 이어져 선종이 부흥했기 때문이다.육조혜능 대사의 깨침은 별안간에 이루어졌다.젊은 혜능이 시장에 내다 팔 땔나무를 지고 가는데 담 너머에서 한 선비가 금강경을 독송하고 있었다.그때 마침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는 구절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혜능이 문득 마음이 쉬어지는 체험을 했다.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면 되구나 라고 이해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응무소주이생기심’ 임을 깨달은 것이다.보통 헤아리고, 이해하고, 뜻을 알고, 따져서 정의하는 생활이 일상의 모습이다.어떤 글귀나, 사물, 사람을 만나면 그 모습이 드러나자마자 내용을 파악하려고 그 속으로 헤아려 들어간다.그러나 깨달음 이란 어떤 말이 나오고, 어떤 사물이 드러나고,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이 일어나고, 하는 그런 순서나 내용과 상관없이 그냥 문득 깨닫는 것이다.이와 같이 체험이 일어나는 그 순간의 일이란 바로 드러난 그 자체에서 앞뒤가 끊기고 안팎이 사라진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깨닫는다.그것이 언하변오이다.‘응무소주이생기심’하면 그냥 ‘응무소주이생기심’이지 거기에서 그 뜻을 헤아리고, 이해하고, 느끼고 하는 것이 아니다.그러니 깨닫고 보면 아주 쉽고 간단하고 노력이 필요 없는 일이구나 하게 되는데, 그러기 그 전에는 어렵고 어렵다.그리고 아무나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알기는 알 것 같은데 확신이 오지 않는다.또한 여러 번 체험을 하고 맛을 보기는 했는데 어디에서 그런 것이 오는지 모르겠다.그 전보다 내가 변하기는 변한 것이 확실한데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많이 편해지기는 했는데 아직도 외부 세계의 갈등에 끌려 다니고 확인이 안 된다.공부에 열중한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가 스승이 던진 말 한마디에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 언하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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