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작불(余當作佛) 상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3-31 / 조회 : 9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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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당작불(余當作佛)

중간제목/ 내 손과 다리가 부처님 손과 다리와 닮은 것은 왜일까?

사람에게는 태어난 인연이 제각기 있기 때문

 

육조혜능(六祖慧能)선사의 전법제자인 남악회양(南嶽懷讓)선사는 문하에서 크게 깨친 후 강서(江西)지역을 중심으로 대활약했던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에 대해 살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역시 육조 선사의 전법제자 이었던 청원행사(靑原行思)선사의 법을 이은 후 호남(湖南)지역을 중심으로 대활약하며 중국 천하를 양분해 선풍(禪風)을 휘날렸던 석두희천 (石頭希遷)선사에 대해 조당집(祖堂集)과 전등록(傳燈錄)을 중심으로 무문관(無門關)에 없는 부분들을 상보적(相補的)으로 채우고자 한다
여당작불(余當作佛) ‘나도 응당 부처가 되리라석두희천 선사께서 당찬 꿈을 꾼 어린 시절이 조당집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석두(石頭)선사는 길주(吉州)행사 선사의 법을 이었으며 남악(南嶽)에서 선풍을 날렸다.
도호(道號)는 희천이며 속성은 진씨이고 단주의 고요현출신이다.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 어머니께서 비린내와 누린내 나는 음식을 끊었으며 태어나던 날 저녁 무렵 방안이 온통 광명으로 가득 하였다.
부모가 이를 괴이하게 여겨 무당(巫堂)에게 물으니 무당이 이는 길하고 상서로운 징조입니다. 특히 풍모가 단정하고 빼어나며, 턱이 모가 나고 귀가 크며, 매우 고요하여 산만하지 않으니, 보통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라고 답했다
젖니를 갈 무렵인 7,8세 꼬마 시절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갔었는데 어머니가 불상 앞에서 함께 절을 올리게 하셨고 예를 마치자 이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 라고 일러 주셨다.
그러자 어린 희천이 절을 올린 다음 한참을 바라보다가 만인이 숭상하는 이분의 모습이 나 손발 어디가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있는가, 만약 이분이 부처라면 나도 응당 부처가 되리라(苟此是佛 余當作焉)고 서원(誓願)하며 일찍이 부처가 되기를 꿈꾸었다.
이에 승속(道俗)이 모두 이를 기이하게 여겼다
임제종 황룡파를 연 혜남선사는 말년에 이 일화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사료되는 부처니 짐승이니 사람이니 하는 분별을 넘어서게 하는 화두를 새롭게 제창(提唱)하였다.
구체적으로 선종 어록인 오가정종찬(五家正宗)에 다음과 같이 들어있다.
혜남 선사께서는 황룡산에 머물면서 부처님의 손(佛手) 즉 내 손이 부처님 손과 닮은 것은 왜일까? (我手何似佛手) 나귀의 다리(驢脚) 즉 내 다리가 노새의 다리와 닮은 것은 왜일까? (我脚何似驢脚) 태어난 인연(生緣本來面目) 즉 사람에게는 제각기 태어나는 인연 因緣이 있네. (人人有箇生緣)이라는 이 세 가지 화두로 수행자를 시험하였는데 이를 황룡삼관(黃龍三關)이라 불렀다.
한편 황룡파는 비록 중국에서 100여년 정도 번창하다 사라 졌지만 소동파, 왕안석, 황정견, 장상영 등 높은 벼슬의 뛰어난 재가 거사들을 다수 배출하며 오늘날 까지도 이분들의 행적을 깊이 새기게 하고 있다.
참고로 비록 중국에서는 자취를 감추었으나 일본에서는 남송 때 유학승인 명암영서(明庵榮西)선사가 일본 임제종 건인사파(建仁寺派)를 개산(開山)해 번창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후 장성한 희천이 육조혜능 선사 문하로 출가해 구족계를 받기 직전에 관한 일화와 행사 선사의 인가(印可)에 대한 대목이 역시 조당집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육조 선사께서 열반에 들려고 할 때에 사미 희천이 선사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저는 어느 스승께 가르침을 청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여쭈니 선사께서 법호에 사()라는 자()가 들어간 스승을 찾을 거라고 말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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