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 욕심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7-29 / 조회 : 10010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155-1 무공저

(큰제목)

자리 욕심

 

(중간제목)

자리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볼 일

분수에 맞지 않으면 불행을 부를 뿐

 

(본문)

살면서 분명하게 위반을 하고도 위반 했다고 지적 받으면 억울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위반이다.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으로 통지를 받으면서 내가 잘못했으니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 그 정도 위반은 누구나 하는 건데 재수가 없어서 나만 걸렸다고 억울해 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를 내세우며 그에 맞는 총리 물색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원점으로 돌아오자 이제는 청문회 자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문회 때문에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여당 쪽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청문회를 둘러싼 시각은 둘로 나뉜다. 현실이냐 원칙이냐의 문제이다. 전자는 빨리빨리성공지상주의로 성장한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정도 위반은 누구나 해온 것, 그러니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원칙이라는 현미경을 들이댄다. 교통경찰이 되어서 과속이나 신호위반 같은 자잘한 위법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딱지를 뗀다. 정권 바뀔 때마다, 그래서 여당이 되느냐 야당이 되느냐에 따라 청문회 의원들의 입장이 바뀌니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 보다 더 정의롭다고 할 수는 없다.

안대희, 문창극 두 총리 지명자들이 반대여론에 시달리다 못해 사퇴하자 주위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총리자리에 마음을 두지 않았으면 전설적 칼 같은 법조인으로, 신앙심 깊은 원로 언론인으로 여생을 마쳤을 인사들이 왜 사서 여론재판의 망신을 당했느냐는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당사자들만이 알 뿐이다.

하지만 이전의 여러 총리나 장관 지명자들의 낙마를 보면서, 지명되었을 때의 한껏 들뜬 표정과 불과 얼마 후 사퇴할 때의 초췌한 모습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요즘같이 시시콜콜 온갖 신상 다 털리는 세상에 그들은 아무 문제없을 줄 알고 지명을 수락했느냐는 것이다. 결국 그들을 들뜨게 하고 결국 추락하게 만든 것은 자리 욕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리란 명예와 권력의 상징이다. 많은 경우 돈이 같이 따라오니 할 수만 있다면 잡고 싶은 것이 높은 자리이다. 그렇다면 자리는 높을수록 좋은 걸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차지하기만 하면 되는 걸까?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는 오히려 불행을 부를 뿐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있으면 십중팔구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고위공직에 지명되는 사람들이 자리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면 청문회장에서 망신당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자신의 능력, 도덕성, 정치철학 등을 그 자리와 비교해 본다면, 스스로 먼저 검증해보고 거취를 결정한다면 여론재판에 희생되었다고 억울해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세상이 소란스러운 것은 분수를 모르는 욕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탐욕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탐욕은 독초와 같고 치열한 불꽃과도 같다. 마치 불나방이 죽을 줄도 모르고 훨훨 타오르는 불을 보고 달려드는 것과 같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