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지지 않는 등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4-03 / 조회 : 9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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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 무공저

 

큰제목/ 꺼지지 않는 등

중간제목/ 간절한 정성으로 부처님 공덕 찬탄

자신을 태워 세상 밝히겠다는 발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일이다. 사위성은 당시 갠지스 강변의 강대한 국가였던 코사라 국의 수도이다. 부처님은 기타태자가 기증한 기원정사에 머물러 수행하고 법을 설했다. 어느 날 국왕 등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께 등 공양을 하였다. 그런데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은 사람들이 신분에 걸맞게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성대하게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한탄하며 말했다.

! 모처럼 위대한 스승을 뵙게 되었는데 나는 천하고 가난한 신분으로 태어나 아무 것도

공양 할 것이 없구나

그는 슬퍼하다가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고 결심하여 온 종일 구걸하여 돈 한 푼을 얻어 그것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어치 기름은 정말 보잘 것 없었으나 주인은 그의 마음을 갸륵하게 여겨 한 푼의 몇 배나 되는 기름을 담아 주었다. 난타는 등을 만들어 등불을 켜서 세상을 밝히게 된다. 이윽고 밤이 깊어 등불은 하나 둘 꺼져 가는데 신기하게도 난타가 밝힌 등불만은 시간이 갈수록 밝기를 더했다.

부처님 곁에서 시중들던 아난존자는 등불이 켜져 있으면 부처님께서 주무시는데 방해될까 염려되어

글려고 했다. 손바람을 일으켜 끌려고 해도, 옷깃을 흔들어 끌려고 해도, 등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밝고 힘차게 타올랐다. 이것을 보신 부처님께서 아난존자에게 일렀다.

"그만 두어라, 아난아, 그 등불은 한 가난한 여인이 간절한 정성으로 켠 것이어서 너의 힘으로 그 불을 끌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여인은 지금은 비록 가난한 모습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우경>빈녀 난타품에 나오는 유명한 빈자일등貧者一燈이야기이다.

이 경전 말씀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보잘 것 없더라도 정성스러운 보시는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다는 연등의 의미이다. 청정한 마음으로 하는 보시의 중요성은 '빈자일등'의 정신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부유한 자의 고급스러운 만 가지 등보다 가난한 자의 한 등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비록 가난하지만 자신의 정성을 다하여 공양하는 마음은 어떤 장애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마음에는 자신의 진실한 마음이 들어있고 그 진실한 마음은 모든 것이 한 몸 한 마음으로 통하여 부처님 마음과 만나게 된다. 가난한 여인의 마음은 그렇게 부처님 마음과 만나 그렇게 밝은 빛으로 타 오른 것이다.

불가의 가장 큰 명절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서 청계사 경내에도 등을 설치하고 갖가지 행사를 준비하며 부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불자들도 너나없이 등을 켜고 부처님의 탄생을 축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일은 가난한 이 여인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 공양하는 자세이다. 가격대로 등을 사서 소소한 개인의 복을 기원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무명을 밝히는 등공양이 아닐 것이다. 진정한 복은 삼계육도를 벗어나 다시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당시 부처님께서도 가난한 난타 여인이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가 되리라고 인가하셨다. 이러한 의미를 생각하며 작은 정성이나마 부처님 전에 탐진치를 소멸하고자 발원하고 등을 밝힌다면 더욱 그 의미가 되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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