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사의 바다, 간절한 ‘기도’로 헤쳐 나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2-07 / 조회 : 8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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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생사의 바다, 간절한 기도로 헤쳐 나가

 

(작은제목)

마두관세음으로 응대위신력으로 가피 가득

 

(본문 중간 작은제목)

마두관세음 현신

낙관적으로 받아들여

마음모아 한결같이

모든 것 무상하고 변해

 

(본문)

2014년 갑오(甲午)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말은 힘과 생동감과 순발력을 상징하는 동물인데 특히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말(靑馬)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말은 불교에서 관세음보살이 현신하신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관세음보살이 육도(六道)를 순회하며 중생을 교화하실 때는 성(천수(千手마두(馬頭십일면(十一面준제(準提여의륜(如意輪) 관음 등 여섯 가지 관음으로 현신하는 것이 보통인데, 축생을 교화할 때의 현신 모습이 바로 마두관음보살이십니다.

유일하게 분노한 모습을 한 관음상으로, 머리에 말의 머리를 이고 있어 마두대사(馬頭大士) 혹은 마두명왕(馬頭明王)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말의 머리를 이고 있는 것은 전륜왕의 보마가 사방을 달리면서 마귀를 굴복시키는 것처럼 생사의 바다를 누비면서 천마(千魔)를 항복시키는 큰 위신력과 정진력을 나타내기 위해서 입니다. 무명의 무거운 업장을 막아주고 간절한 기도에 응대하기도 합니다.

인생 80년 우리의 삶은 도도한 장강과도 같습니다. 또한 광활한 심연의 바다와도 같습니다. 어느 인생도 항상 청명하지는 않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합니다. 때로 잔잔하고 때로 파도가 치고 하늘 높이 이는 격랑에 휩쓸리며 흘러 한 생애를 이어갑니다.

삶에서 나쁜 일들이 닥칠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보통 세 가지입니다.

가장 흔한 반응은 걱정과 두려움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아울러 앞으로 일어날 가장 나쁜 상황들을 미리 상상하며 불안해하느라 밤잠을 못 자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걱정의 40%안 일어날 일’, 30%지나간 일’, 12%상상으로 만들어 낸 일’, 18%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불필요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낙관적인 반응입니다. “어려움은 일시적인 것 일뿐, 시간이 지나면 풀린다며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어두운 쪽보다는 밝은 쪽을 보는 낙천성은 타고나는 기질이 많이 작용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이런 사람들은 삶이 훨씬 편안합니다. 마치 험난한 파도속에서 수영을 잘해서 이리저리 어떻게 해서든 해쳐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낙관주의가 학습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의식적으로 낙천적인 척 생각하고 행동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낙관주의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간절한 기도입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있음을 확고하게 믿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마치 하늘을 덮을 듯한 격랑 속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도는 신앙입니다. 신심이 아니라 신앙인 것입니다. 따라서 기도를 할 때는 매달리는 것이 기도인 것입니다. 기도를 할 때는 지극한 마음, 간절한 마음 하나면 족합니다. 그저 간절하게 불보살님을 생각하고 지극한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간절하다는 것은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결같이 갖는 것입니다.

신라의 원효스님은 기도하는 법에 대해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절하는 무릎이 얼음처럼 시려도 불 생각을 하지말고, 주린 창자가 끊어져도 먹을 생각을 하지 말아라.”

이것은 얼어죽든 굶어죽든 상관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불 생각 밥 생각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간절하게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오래 전 살다간 13세기 회교 시인이지만, 세월을 따라 세상 사람들에게 인생을 얘기할 때 널리 회자되는 잘랄루딘 루미의 여인숙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로 시작됩니다.

2014년에도 우리들에게는 매일 새로운 손님이 도착할 것입니다. 찾아드는 어느 손님이든 문전박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손님을 맞이하고 나서 어느 순간 돌아보면 배우게 되는 깨달음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기쁨도 절망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 오늘 기쁨의 조건이 내일 아픔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꽉 막힌 절망의 조건에서 새 길이 열리기도 한다는 깨우침입니다. 살아있는 한 모든 것은 진행형이며 변하기에 무상하다는 깨달음입니다. 순간에 웃고 순간에 우는 일차원적 반응에서 벗어나 좀 초연해져야겠다는 깨달음입니다. 눈앞에 닥친 역경, 당장의 시련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삶은 덜 힘들 것입니다. 나에게 이득으로 생겨난 일이든 또는 불이익으로 생겨난 일이든 모든 것은 무상하고 변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슬픔 없이 티끌 없이 안온한 것, 이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올해 갑오년 한해는 특별히 마두로 현신하실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과 가피로 온 세상이 평안하고 만류가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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