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델라의 유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4-01-17 / 조회 : 6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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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만델라의 유산

 

(중간제목)

용서 관용 화해로 원한의 골 메워

통합 정치로 남아공 새시대 열어

 

(본문)

아프리카 민족해방운동의 상징, 흑인 민권운동의 우상, 그리고 마침내는 이 시대의 성자로 추앙 받았던 흑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별세했다. 구랍 5일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는 추모물결로 하나가 되었다. 슬픔만은 아니다. 평생 자유와 평등을 위해 몸 바쳤던 그의 삶을 기리고 있다.

용서, 화합, 관용 만델라를 만델라로 만든 대표적 요인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을 용서하고, 화해할 수 없는 자들과 화합하며, 포용할 수 없는 자들을 관용으로 품어 안는다는 원칙에 철저함으로써 그는 300여년 인종차별의 깊고 깊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원한의 골을 메워낼 수 있었다.

만델라의 생애는 투사로서 싸운 젊은 시절, 정치범으로 옥에 갇혀 보낸 27년의 중장년 시절, 그리고 통합의 정치로 남아공에 새 시대를 연 노년 시절이다. 애벌레가 고치를 거쳐 나비로 날아오르듯, 젊은 혁명가는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고치 속 같은 감옥 속의 암흑기를 거쳐 빛나는 정치가로 날아올랐다.

체포되고 1964년 그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 중 피고석에서 한 그의 연설은 지금도 유명하다.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평등한 기회를 누리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이상으로 품어왔다.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자 성취하고 싶은 이상이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나는 이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잔혹한 탄압과 차별이라는 적을 그는 죽음을 불사하는 용기로 맞서 싸웠다.

하지만, 이후 27년 옥살이를 마치고 자유를 되찾아 정치인으로 돌아온 마지막 단계에서 그는 자신에게 적은 증오와 분노라는 것을 깨달았다. 백인들을 당장이라도 처단할 듯 복수심에 들끓는 흑인 민중의 분노가 천둥처럼 강렬했다. 잃어버린 27년에 대한 그 자신의 분노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증오와 복수심을 활화산처럼 쏟아낼 것으로 흑인들은 기대하고 백인들은 두려워했던 역사적 전환점에서 대통령이 된 만델라는 전혀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용서와 관용 그리고 화해였다. 가슴 속에 차고 넘치게 쌓였을 분노와 미움을 그는 오랜 세월 분해하고 발효시켜서 도덕적 용기로 승화시켰다.

1990211, 27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되던 순간을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회고 했었다.

자유로 이어질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나는 알았다. 내 안의 비통함과 증오를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감옥에 갇히게 되리라는 사실을.”

생애 중 정점을 이루었을 중요한 시기 근 30년을 송두리째 빼앗긴 회한, 분노, 증오를 의식 에서 몰아내지 않는다면, 모두 감옥에 남겨두고 나오지 않는다면, 감정의 감옥에 갇혀 결코 자유롭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 40대 중반 세상 밖으로 추방되었던 무장혁명의 투사는 70대 초반 증오를 버린 자비와 평화의 지도자로 세상에 다시 걸어들어 왔다. 그리고 역사는 바뀌었다.

2013년이 저물어간다. 가슴속의 비통함과 증오가 있다면 함께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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