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회없는 삶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12-19 / 조회 : 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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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1 무공저

 

(큰제목)

후회없는 삶

 

(중간제목)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날 이라면

무엇을 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

 

(본문)

초강력 태풍이 필리핀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내일을 앗아갔다. 2,000을 훌쩍 넘은 사망자 수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 지 알 수 없고, 목숨은 건졌으되 목숨보다 귀한 가족을 잃어 내일이 의미가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때로 행복해하고 때로 아파하며 소박하게 이어왔을 어촌의 삶들, 바로 전날까지도 이제부터 잘하면 되리라 했을 희망들에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 무자비한 태풍은 우리에게 죽음을 기억하라고 경고한다. 삶은 유리잔처럼 한순간에 깨어질 수 있는 것, 유한성을 전제로 살아가라는 경고이다.

영원히 곁에 있어줄 것 같은 내일’, 그래서 이제부터 잘하면 되겠지 싶은 내일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인생은 유한하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 향한 행진이라는 걸 우리는 머리로 알고 있지만 그런 생각이 의식의 언저리로 찾아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최근 죽음 카페(Death Cafe)’ 라는 모임이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터부시 되어온 죽음을 전면으로 끌어내 화제로 삼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카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고 삶을 보다 충실하게 살자는 운동이다.

죽음 카페운동은 지난 2004년 스위스의 사회학자인 베르나르 크레타즈 박사가 처음 시작했다. 인류학자이기도 한 그는 현대인들이 죽음과 너무 동떨어져 산다는 데 주목했다. 죽음이 없는 듯 살기 때문에 삶의 방식에도, 죽음에 대한 대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죽음과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믿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삶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죽음 카페참석자들이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서면서 관심을 쏟는 것은 죽음이 아니다. ‘이다. 삶을 최대한 즐길 것,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줄 것,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할 것, 내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할 것 등이다.

나이 들면서 삶의 소중한 것들을 잊어버리는 수가 있다. 지루함 때문이다. 수십년 살다보면 주변의 사람도 일도 풍경도 너무 익숙해서 그 진가를 잊어버린다. 감동할 대상에 감동하지 않고 감사할 것에 감사하지 않으면서 삶은 타성에 젖어 무한대처럼 이어진다.

죽음이라는 렌즈로 삶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삶이 당장 내일, 한달 후 혹은 1년 후 끝난다면, 시한부 통보를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초점 안 맞은 카메라 렌즈처럼 뿌옇던 삶에 불현듯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디에 시간을 할애해야 할지 우선순위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할까.” 후회 없는 삶은 그 물음에서 시작된다.

이제 2013년도 계사년 달력이 달랑 한장 남아있다. "아니 벌써~"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후회없는 삶을 살것인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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