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예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11-25 / 조회 : 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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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1 무공저

 

큰제목/ 나이 예순

 

중간제목/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점검

펼치기에 늦지 않아 새 인생 시작

 

(본문)

한 봉우리 올라서면 그 앞에는 더 높은 봉우리. 다시 신발 끈 조여매고 숨 가쁘게 올라가면, 정상 정복의 환희도 잠시, 다시 앞을 가로막는 건 더 높은 산. 인생은 차례로 다가드는 산봉우리 등정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진학의 가파른 봉우리, 취직이라는 높은 산 그리고 나면 승진, 결혼, 자녀양육 매 시기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가없는 벌판이다. 더 이상 넘어야 할 산이 없다. 어제를 살았듯 오늘을 살고 오늘 같은 내일이 이어진다. ‘이라는 목표에 집중하던 젊은 날의 투지와 열정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아련한 추억으로서 편안하다. 그렇게 노년은 찾아든다.

인생 제3의 시기, 노년기로 들어서는 문턱을 예순 즈음으로 보면 적당할까? 꿈 보다는 현상유지, 도전 보다는 자족을 삶의 지혜로 타협하는 시기이다. 적당히 포기하고 반쯤 체념한다. 살던 대로 살아갈 뿐이다. 그러나 의료기술의 발달과 첨단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이제 나이60의 환갑에 잔치라는 말은 거의 듣기 힘들다. 그저 여늬 해 처럼 단지 또 하나의 일 년 일뿐이다.

나이 60을 전혀 다르게 맞을 수도 있다고 한 여성이 몸으로 웅변했다.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178Km를 수영으로 횡단한 다이애나 나이아드라는 여성이다. 상어와 독성 해파리들을 피해가며, 졸음과 탈진을 극복하며 장장 53시간에 걸쳐 상어 방어용 철창 없이 맨몸으로 횡단한 최초의 기록이 되었다. 잠 안자고 가만히 있기도 힘든 긴 시간, 한 뼘 한 뼘 망망대해를 건넜던 것이다. 그는 젊은 시절 장거리 수영선수였다. 20대인. 1979년에는 27.5시간에 수영, 당시로서는 최장거리 수영기록을 세웠다. 그리고는 30년 그는 물을 떠나 살았다. 수영선수로 얻은 명성 덕분에 스포츠 저널리스트, 저술가 등으로 꽤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그러던 그가 수영을 다시 생각한 것은 60세 생일을 맞으면서였다. 29살 때 도전했다 실패한 쿠바 - 플로리다 횡단이 못 다한 꿈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는 30년 만에 다시 바닷물로 뛰어들었고 필생의 목표를 완수했다.

그대로 산다고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을 텐데, 그 힘든 일 그는 왜 시작했을까. “꿈을 갖기에 60은 늦은 나이가 아니란 걸 세상에 특히 동년배들에게 증명해보이고 싶어서이었지 않았을까. 나아가 그가 을 통해 이루려던 것은 자신의 인생과의 화해였다. 60 이전까지의 인생을 마무리 짓고 홀가분하게 새롭게 시작하려는 결의였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가. 예순 즈음에는 짚어보아야 하겠다. 관성의 법칙대로 살아가기에 여생은 길고, 삶은 지루하다. 이루지 못해서 가슴 아린 꿈은 무엇인지, 마음의 창고 속에는 어떤 회한들이 있는지, 정신적 재고정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듯 다시 시작한다면 노년의 삶에도 열정이 찾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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