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도한 관심, 과도한 걱정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2-10-19 / 조회 : 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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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부모’에 날개 잘린 아이들 
자식 사랑에 부처님 ‘중도’사상 염두
 
 

 우리 어머니들의 자식사랑이 유별난 것에 대해 ‘헬리콥터 부모’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어머니의 치마 바람’이란 용어로 표현되었던 자녀 과잉보호는 ‘마마보이’를 낳고 이제 시대적 현상이 되고 있다. 자녀 주위를 맴돌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부모, 소위 헬리콥터 부모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2대 독자, 3대 독자 등 외아들이 과보호의 대상이었다. 집안의 손을 염려하는 어른들 때문에 이런 아들들은 물가에도 못가고 등산도 가지 못했다. 자녀가 하나 아니면 둘인 지금은 아이들은 거의 외아들 아니면 외동딸이다. 과거 너덧 명에게 분산되던 부모의 관심이 한둘에 집중되니 과도한 관심은 산술적으로 필연이다. 과도한 관심이 과도한 걱정을 낳고 걱정이 과보호를 초래하곤 한다.
 부모들을 ‘헬리콥터’로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로 경제적 불안을 꼽는 견해들이 많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을 뚫고 자녀가 안정된 미래를 보장 받으려면 결국은 교육, 명문대학 입학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심지어 아이의 유치원 과정부터 ‘명문’을 따지며 아이의 학교공부, 친구관계, 특별활동 등등을 까다롭게 챙기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가 한 발짝이라도 헛디디거나 잘못 디디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감독하겠다는 태세이다.
 이렇게 넘치는 보호 속에 자란 아이들은 건강할까? 이 아이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독립심과 자신감, 성숙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소위 진취적 기상 같은 것은 이들에게서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찬바람 한번 쐬지 않고 온실에서만 자란 결과이다. 과보호는 아이가 실수하고 실패할 자유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새가 날다가 떨어져 다칠까봐 아예 날개를 잘라버리는 것 같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딱 알맞게 관심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부처님께서 성도한 직후 함께 고행을 했던 다섯 비구에게 가장 먼저 설교한 중도(中道)정신을 늘 명심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29세에 출가하여 35세에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될 때까지 6년 동안을 대부분 가혹한 고행의 도를 닦았다. 그러나 그 고행도 몸을 괴롭게 하는 것일 뿐 참된 인생문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 출가 전의 왕자로서 물질적으로 풍족하여 즐거움에 찬 생활을 보내고 있었으나 그러한 물질적 풍족함만으로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석가모니는 출가 전의 향락도 출가 후의 고행도 모두 한편에 치우친 극단이라고 하였다. 이것을 버리고 고와 낙의 양면을 떠나서 심신(心身)의 조화를 얻는 중도에 설 때 비로소 진실한 깨달음의 도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에 의해서 자각한 것이다.
 아이가 성년이 되면 부모는 해주고 싶어도 참는 연습이 필요하다. 같은 길이라도 남이 운전한 길은 몇 번을 가도 모른다.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해야 길을 익힌다. 부모가 자녀 인생길의 영원한 운전기사가 될 수는 없다면 운전대를 제때 넘겨야 비로소 아이가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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