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 승패를 가르는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2-08-21 / 조회 : 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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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 욕구 통제하며 쌓은 단련
야망과 불굴의 의지 승리 이뤄내“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상에서 가장 메마른 땅으로 기록된다. 강우량이 0에 가까워서 달 표면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 척박한 땅에 색색의 꽃들이 만발하는 때가 있다. 10여년에 한 번씩 겨울에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고 나면 생명의 흔적도 없던 그곳에서 꽃들이 피어난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지평선 끝까지 아득하게 꽃이 만개한 진기한 사막 풍경이 보도된 적이 있다. 물 한 방울 허용 되지 않는 혹독한 결핍의 시간을 견디어낸 사막의 식물들은 때가 되자 폭발적으로 생명력을 분출함으로써 그만큼 특별한 장관을 펼쳐내는 것 같다.
 세계 곳곳 최고의 선수들이 런던올림픽 경기장에 집결해 지난 2주 인간의 몸으로 가능한 최고의 장관을 펼쳐냈다. 먹고 싶고 쉬고 싶은 본능적 욕구를 통제하며 스스로를 철저한 결핍의 시간 속으로 내몰아 혹독하게 단련함으로써 얻어낸 진수들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금메달을 딴 ‘비닐하우스의 소년’ 양학선 선수가 화제이다. 키 159cm의 양 선수는 ‘독창성’을 추구했다.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원천 기술로 높은 세계 체조 벽을 넘은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가정환경이다. 집이 없어서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고, 하루 4만원인 훈련비를 꼬박꼬박 모아 월 80만원씩 부모님께 보냈다. 외롭고 고되고 서러운 시간들 - 사막의 씨앗처럼 인고의 세월을 숨죽여 견디고는 마침내 빛나는 세계 최고의 체조선수로 날아올랐다.
 어떤 종목이든 시작은 재능이다. 재능이 있으면 재미가 있어서 훈련을 받게 되고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게 된다. 이런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는 끈질김, 보통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가 되려는 야심,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훈련을 버티는 강인함, 모든 부차적인 것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결단력…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기본적 자질들이다. 결국은 정신력이다.
 레슬링 김현우 선수는 레슬링 매트가 수영장이 될 정도로 땀을 흘리며 지옥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가 오른쪽 눈이 퉁퉁 부어 안 보이는 상태로도 금메달을 얻어낸 비결은 이렇게 길러진 무서운 정신력이다.
 축구 3·4위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통쾌하게 이겼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축구 동메달을 딴 이 승리는 금메달 보다 더 값지고 빛나게 우리 국민들에게 다가온다. 일본 앞에만 서면 본능적으로 치열해지는 투혼과 이기면 군복무 면제라는 강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작동한 것 같다. 실력보다는 정신력, 기 싸움에서 한국이 이겼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올림픽 경기에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데 그 마지막 선을 가르는 것은 정신력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뭔가를 성취하려면 야망과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야망으로 세운 높은 목표를 불굴의 의지로 성취해낸 선수들이 일생일대의 꽃을 피워내는 것이 올림픽이다. 그들의 경이로운 성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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