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LA ‘금오 국제선원’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2-08-13 / 조회 : 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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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풍의 세계화를 향한 서막

간화선 수행 체험 위한 해외 산실

 

지난 7월8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한인타운 중심가에 세워진 ‘금오 국제선원’ 개원 및 현판식에 참석했다. 발원한지 8년 만에 세워진 ‘금오 국제선원’은 한국 선불교의 세계화를 향한 최초의 간화선 불교 근본도량이다. 이름이 상징하듯, 한국 근세 선불교 중흥조 경허스님의 법맥을 이은 금오 스님의 법명을 가진 ‘금오 국제선원’은 본격적인 미국 내 한국 선불교 전파의 또 다른 서막을 예고한다.

그동안 해외 한국불교는 국제포교에 원력세운 몇몇 스님들의 열의로 해외에 전해져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국제 글로벌 시대에 맞춰 한국 선풍은 세계화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동안 해외포교가 ‘한국 스님’들에 의지한 포교 그 자체에 급급했다면, 이제 ‘금오 국제선원’은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한국 간화선 수행체험의 산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포교의 정설처럼, 우선 미국 교포를 중심으로 해서 그들의 2세 3세에게 전파하고 나아가 현지 미국인들에게 다가가가기를 바란다.

최근 종단은 ‘해외특별교구법’을 제정하는 등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작업을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국제화시대에 해외포교는 한국불교 발전의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이에 세계의 중심인 미국 내 불교는 사실상 국제포교의 가능성이자 실험장이다. 한국불교는 티벳, 일본 등 다른 불교국가에 비해 가장 늦게 미국 불교 현장에 도착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늦은 것이 결코 늦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생 삶과 마찬가지로 해외포교역시 긴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콩닥거리며 빨리 살다 빨리 죽는 벌새 보다 느리지만, 장수하는 거북처럼 해외포교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그 생명력을 이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거북은 우리의 전통적 십장생에도 포함되는 대표적 장수 동물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장수 거북은 188세까지 살았다. 거북은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살까. 그 삶의 길이를 느끼기 위해 거북과 벌새를 비교한 최근 기록은 참으로 재미있다.

벌새는 온혈동물 중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것이 특징이다. 벌새는 총알 같다. 어디선가 파르르 날아들면 날갯짓이 너무 빨라 날개가 안 보인다. 분당 날갯짓 횟수는 50여회 심장 박동수는 500회가 넘는다고 한다. 반면, 거북의 심장은 거의 멈춰있다. 1분에 예닐곱 번 뛴다고 한다. 거대한 몸을 느릿느릿 움직여 가는 거리는 한 시간에 260여 미터정도이고 따라서 에너지 소모량이 적을 수밖에 없고 그것이 수명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벌새의 평균 수명은 6~12년이고 거북의 평균수명은 177년이라고 한다.

잠시도 쉴 틈 없이 동동거리며 사는 삶, 콩닥거리며 긴장해서 사는 삶이 마침내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그 엄청난 스트레스를 내려놓으면 느리지만 오래가는 거북처럼 장수한다.

한국불교를 세계적으로 부상시키는 일은 미래 불교의 또다른 과제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투철한 신심을 불태우는 해외포교인들에게 불자들의 조직적인 성원과 끊임없는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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