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의 맛’ ‘행복의 맛’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2-06-21 / 조회 : 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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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 ‘행복의 맛’

(중간제목)

돈으로 얻는 행복은 한계, 다음단계 ‘탐욕’

인간관계 사람 사는 의미 더 필요 ‘가치’

(본문)

‘돈의 맛’이라는 영화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대 최고의 맛’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영화는 최상류층의 탐욕, 탐닉, 타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영화로서 강렬한 재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돈의 맛이란 어떤 건가? 돈이 있으면 갖고 싶은 것을 살 수 있고, 그 소유가 만족감을 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간단명료한 구도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느낀 행복감은 얼마나 오래 갈까. 일단 그 정도는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고 나면 그 행복감은 이전 같지 않게 된다. 돈의 맛도 행복의 맛도 아닌 때가 온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카너먼 교수는 돈으로 어느 정도는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해석이다. 단 조건이 있다. 그의 이론으로 따지면 연소득 약 7천7만원선까지 만이다. 이 소득은 먹고 마시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일상생활을 즐기기에 불편이 없는 수준이다. 이 선을 넘어서면 소득이 늘어도 행복감 증진 효과는 별로 없는 것으로 그는 파악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는 지점에 이른 것이다. 돈과 행복은 직결되지 않고, 때로 적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돈의 문제는 중독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돈맛에 빠지면 헤어나지를 못한다. 돈에 눈이 멀고 만다. 돈 외에는 눈에 보이는 게 없는 사람들로 세상은 늘 시끄럽다. 이미 넘치게 가진 재벌가 형제들이 돈 때문에 원수가 되기도 하고 청렴해야할 공직자들이 눈 먼 돈에 홀려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사람이 설 자리에 돈이 주인으로 들어선 것이다. 가치의 전도이다.

10여 년 전 인도의 한 시골마을의 한 사람이 버려두었던 땅을 개간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에게 제안을 했다. 쓰레기를 치우고 땅을 정리해주면 그 대가로 흙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소박한 심성의 마을사람들은 흔쾌히 승낙을 하고 흙을 파내려 갔는데 거기서 문제가 생겼다. 수 천년된 보물들 금덩어리들이 나온 것이었다. 일꾼과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어 닥치는 대로 주워 담기 시작했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총을 들고 와서 약탈하고, 이어 출동한 경찰까지 약탈에 가담했다. 그러자 정부가 나서 “고대 유물은 국가소유”라며 보상을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평화롭던 마을은 탐욕과 의심, 비방의 지옥이 되어 버렸다.

행복은 돈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돈으로 행복을 얻는 수준을 넘어서면 그 다음 단계의 요소들이 필요하다. 관계와 의미이다. 가족 친지들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행복감이 생기고, 의미 있는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낀다. 행복은 사람에 관한 것, 행복의 맛은 사람 사는 맛이다.

특히 불자들에게 연중 최대의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을 보냈다. 새해 들어 정신없이 달려온 삶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 내가 달려가는 방향은 ‘돈’을 향한 것인가 ‘행복’을 향한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것은 ‘돈의 맛’인가 ‘행복의 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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