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벽’들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1-10-07 / 조회 : 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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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열정으로 ‘초심’ 되어

악조건을 성공의 기반으로 돌려

나이가 들수록 들리느니 안타까운 소식들이다.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다거나 암과 힘겨운 투쟁을 한다거나 혹은 세상을 떠났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중 ‘병’과 ‘사’에 해당하는 소식들이 계속 들려온다.

며칠 전 야구계의 ‘전설의 승부사’로 불리었던 최동원 투수가 암으로 50대 초반의 젊은 생을 마감했다. 최근까지 일련의 사진들을 보면 패기와 불굴의 투혼으로 단단한 스포츠 스타의 몸에서 기가 다 빠져나가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세계적인 IT업계의 전설, 미국인 스티브 잡스가 현직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췌장암 수술, 간이식 수술 등으로 고치고 치료하며 다독여 온 몸이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해내기 어려운 지경에 도달한 모양이다. 2000년 애플 CEO로 취임할 당시의 창의적 에너지가 넘치던 퉁퉁하고 넓적했던 그의 얼굴은 말갛게 야위었다. 50대 중반, 한창 나이에 그의 앞을 가로막는 질병이라는 벽 앞에서 그는 지금 서있다.

사람의 삶의 모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벽’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인생이나 한두번 ‘벽’이 없을 수 없고, 그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실패나 상실 등 살아갈 용기를 꺾어 버리는 고통스런 경험들이 앞을 가로 막을 때 우리는 두 부류로 나뉜다. 그대로 허물어지는 그룹과 기어이 벽을 뛰어넘는 그룹이다. 어떤 사람은 거기서 한 단계를 더 올라간다. ‘~라는 벽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라는 벽이 없었던들’이라며 악조건을 오히려 성공의 기반으로 바꾼다.

고 최동원 씨나 스티브 잡스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그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었던 삶을 틀어 성공적 상황을 일궈낸다. 기적과 같은 그 힘의 비결은 바로 자기 일에 대한 열정으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고(故) 최씨는 약체였던 자신의 소속팀 롯데를 위해 정면 대결을 마다하지 않았고 팀을 위해 몸을 던져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후 선수생활 마지막 그리고 평탄하지 못한 은퇴 후는 그에게 또 다른 ‘벽’이었다. 하지만, 현장복귀에 대한 꿈을 놓치지 않고 마침내 코치로 활약했다.

한편, 스티브 잡스는 대학원생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입양되어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학 입학 후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6개월 후 자퇴했고, 부모 집 차고에서 애플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20대 나이에 시작한 이 애플은 10년 후 직원 4,000명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고용한 전문 경영인에 의해 해고당했다. 그의 인생의 두 번째 ‘벽’이었다. 이후 다시 애플로 복귀했고, 다시 지금 그의 앞에 놓인 제3의 ‘벽’, 질병은 아마도 가장 힘겨운 벽이 될 지도 모르겠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에 대한 열정으로 돌아간 불퇴의 초심은 태산을 이루게 하는 한줌의 흙이고 넓은 바다가 깊은 물이 되게 하는 한 방울의 물이며,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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