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사랑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1-11 / 조회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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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부모의 사랑

 

(중간 제목)

목숨 있는 동안 자식의 몸 대신하고,

내 죽은 뒤엔 자식의 몸 지키길 소망

(본문)

함박눈이 소복하게 내린 지난 성탄절 새벽 안타까운 화재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한 고층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30명이 다치고 30대 남성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30대 박 씨는 단지 내 작은 아파트에 살다 둘째가 태어나자 집을 넓혀 이사 온 지 6개월 만에 참변을 당했다. 박 씨는 아이 받아주세요라고 외치며 두 돌배기 첫째 딸을 경비원이 대피용으로 깔아놓은 재활용 종이 포대 더미 위로 던져 살리고 7개월짜리 둘째를 안고 뛰어내렸다. 뒤따라 뛰어내린 부인은 어깨 골절상을 입었다. 박 씨는 품에 안은 젖먹이를 위해 추락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다 숨진 것으로 보인다. ‘호미(아버지)도 날이지만 낫(어머니)같이 들 리 없다는 고려가요 사모곡가사가 무색한 부성애다. 고층 아파트에 불이 나면 모든 층에서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이 작동해야 하지만 이 아파트는 그런 규정이 생기기 전 완공됐다. 부실한 행정의 틈새로 새어 나온 치명적 화마를 막아낸 건 가슴 먹먹한 가족애다. 이제 해마다 성탄절이 돌아와도 그리운 가족은 돌아오지 않는다. 살아남은 이들에게 슬픔의 성탄절이 아닌, 뜨거운 불길 속에서 목숨 걸 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주고 떠난 아버지와 남편을 기리는 사랑의 성탄절이 되길 바란다.

부처님 말씀에 이 목숨 있는 동안 자식의 몸 대신하고, 내 죽은 뒤엔 자식의 몸 지키길 소망한다.”고 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옛말도 있다. 서양에도 한 부모가 열 자식을 기를 수 있어도, 열 자식이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아들이 어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행패를 부리며 때리다가 손톱이 부러져서 그 쪼가리가 방바닥에 떨어졌는데, 형사가 와서 증거물로 주우려고 하자 그 손톱까지도 먹어 버리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한다. 아들에게 죄를 짓게 하기 위한 이 맹목적인 사랑이 부모의 사랑이다. 남이 보기에는 못된 모습만 보여도 부모에게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부모는 내 한 몸 부서져서 곧 저승으로 가더라도 자식만큼은 아무런 고통 없이 살기를 발원하신다. 아픈 몸으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두 손을 꼭 모아 합장하고 축원해 달라시는 모습에 가슴이 찡하다. 부모의 그 마음이 바로 대자비심이다. 곧 불교의 자비는 부모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생각하면 부모의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이요, 보살의 마음이다.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으며,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남을 얕보지 않는다. 끊을 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 부모에 대한 공경과 사랑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토대가 된다. 자식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다보면 자연스레 보살의 길을 가게 된다. 보살은 자신을 평화롭게 하고, 나와 너를 하나로 만들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며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는 기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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