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메랑 자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3-12-13 / 조회 :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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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부메랑 자녀

 

(중간제목)

경제적 어려움에 청년 자녀, 부모집으로

서로 이해하는 시간으로 인생 뜻깊게

 

(본문)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정지되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젊은이들이 대거 부모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직장을 잃었거나, 빠듯한 재정에 돈을 좀 절약하려고, 혹은 재택근무라 어디서 거주하든 상관없어서청년들은 부모 집으로 들어갔다. 일명 부메랑 자녀들이다.

이후 코로나19 방역조치들이 풀리고 경제가 원상복귀하면서 상당수는 다시 집을 나가 독립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부모 집에 얹혀살고 있다. ‘부메랑 자녀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8살만 되면 대학을 가든 직장을 잡든 집에서 나가 따로 사는 게 당연시 되던 미국에서 조차 1829세 자녀가 부모 집에서 사는 비율이 202052%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 · 월세, 학자금융자 상환 부담, 불안정한 취업시장 등 젊은 세대가 맞고 있는 경제적 현실이 상당히 팍팍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전업자녀(全職兒女)’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실업률이 높아지자 젊은이들이 취업하느라 애쓰고 적은 봉급으로 사느라 고생하는 대신 부모 집에서 집안일 돕고 용돈 받으며 만년 자녀로 편안하게 사는 전업자녀를 택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도 1834세 가운데 64.3%가 부모와 살면서 '밤보초니(큰 아기)'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한국, 미국, 유럽 등 어디서나 아이들이 과보호 속에 자라면서 성인이 된 후 강인한 면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자녀들이 결혼하면서 혹은 대학 가면서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을 겪었던 부모들은 이제 비좁은 둥지 증후군에 처하게 됐다. 자녀들 떠난 후 부모들은 텅 빈 집안의 적막함과 공허함에서 벗어나 부부끼리의 오붓하고 한갓진 삶을 즐기게 되었던 그 공간에 갑자기 성인자녀, 손주까지 들어오니 부모들은 다시 적응의 어려움에 부딪쳤다. 자녀가 손주가 자주 방문하는 것과 같이 사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성인자녀는 각자 독립된 개체로 살면서 이따금씩 만나 가족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기는 해도 자녀가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한창 자유롭게 살고 싶은 나이에 오죽하면 부모 밑으로 들어왔겠는가.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 수도 있고, 일이 잘 안 풀려 좌절했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외로움이 깊을 수도 있으며, 다른 정신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 고단함, 아픔, 상처를 부모 곁에서 치유하고 싶어 왔다면 부모는 품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기억할 것은 모든 건 끝이 있다는 사실이다. 아들, 딸이 손주가 언제까지나 같이 살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집을 나가 독립한다.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같이 사는 동안 부모는 자식을, 자식은 부모를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면 느닷없는 부메랑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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