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이순간의 삶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1-02-28 / 조회 : 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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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 무공저


(큰제목)

지금 이순간의 삶


(중간제목- 같은크기 같은글씨체로 해주세요)

“한 순간이라도 온전하게

시간의 주인으로 살아야“


(본문) 

추석이 지나면서 주위에서 “어느새 올 해가 다가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말이다. 새해 시작해 270여일-눈에 뛰는 성과나 기억에 남는 멋진 날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보다는 종종 걸음 치며 바쁘게, 끊임없이 속 끓이며 살았다는 기억 뿐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걱정, 근심, 불안에 떠밀려 한 순간도 온전하게 시간의 주인으로 살지 못한 결과이다.

 캐나다 토론토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연구한 자동차 차선 변경과 수명의 상관관계 결과가 관심을 끈다. 차선을 자주 바꾸면 교통사고 위험이 3배나 높다는 것이 연구 결과였다. 운전자들이 차선을 바꾸는 이유는 항상 옆 차선이 더 빠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옆 차선 차들이 앞지르는 것 같아 차선을 바꾸면 그때는 또 원래 차선이 더 빠른 것 같은 경험을 누구나 한다. 차선에 따른 속도 차이는 별로 없고 사고 위험만 높아진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운전 중 행여 뒤처질까 안달하며 차선을 바꾸고 또 바꾸는 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마음 비우고 가나 가슴 졸이며 가나 결과는 비슷한 데 걱정하느라 삶을 즐길 여유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불안, 걱정으로 그 어떤 것도 즐기지 못한 채 한 해, 한 평생을 보내 버리는 우리의 어리석음이다. 이 가을이 마지막 가을, 이 만남이 마지막 한번 남은 만남이라 해도 이렇게 낭비를 하게 될까?

 내가 잘 아는 50대 보살이 있다. 그는 30대 초반이던 1988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5년 후인 1993년 1월 4기 진단을 받았다. 4기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다는 의미이다. 의사는 2년 반 정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아주 예외적인 일이 일어났다. 암이 더 심해지지만 않도록 다스리며 한해 두해 살다 보니 이제껏 살고 있다. 근 20년을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불확실성이 꼭 나쁜 건 아니더라고 그는 말한다. 오늘이 마지막일지 모르니 순간순간을 최대한 음미하며 살게 된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내일 걱정 없이 과감하게 하며 살게 된 것이다. 또한 신심은 한층 더 깊어지더라는 것이다. 암을 몸 안에 안은 채 그는 부처님 성지를 참배하겠다고 인도에 가서 6개월을 살기도 했다.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이 갖고 싶은 것은 거창한 게 아니라고 한다.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일상의 삶이라고 한다. 가족들과 모여 식사하고 웃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다. 우리가 당연시 하는 일상이다.

 불확실성은 암환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운명이다. 확실한 건 지금 이 순간뿐이다. 걱정을 내려놓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살아야 올해가 가기 전에 인생의 추억 하나라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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