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예수재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6-26 / 조회 : 9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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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전예수재

중간제목/ 생전에 공덕 쌓아 사후에 극락왕생하여 육도윤회 벗어나

더불어 산다는 이치와 무상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 정진하는 삶

 

예수란 미리 닦는다는 뜻이고 예수재란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의 줄임말로 예수는(豫修) 미리 닦는다는 뜻의 한자말이고, 생칠재(生七齋))란 산 사람을 위해 지내는 7.7재 즉, 49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람이 죽으면 49재를 지내는데 이 예수재는 산사람의 업장소멸을 위해 지내는 49재를 의미한다.

시왕(十王)은 저승을 관장하는 십대왕을 가리키는 말로 저승에는 열 명의 임금이 있어서 각기 자기가 담당하는 사람의 죄를 심판한다고 한다. 그중에 염라국이 있는데 그 염라국의 왕이 염라대왕이며 마지막 49재 때는 염라대왕에게 가서 전생의 업과 금생의 업을 물어 자기의 죄에 맞는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49재나 수륙재(水陸齋)가 죽은 자의 명복을 빌고 그 고혼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하는 불교의 의식인데 반하여 생전예수재는 살아있는 동안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에 지옥 등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왕생하여 육도윤회를 벗어나고자하는 불교의식이다. 이 예수재는 해마다 하는 것이 아니라 윤달이 든 해 즉, 윤년에 주로 행하여지고 있다.

윤달이란 음력에서 평년의 12개월 보다 1개월 더 보태진 달로 태음력으로는 계절의 추이를 정확하게 알 수도 없고 맞출 수도 없어서 농사에도 지장이 크기 때문에 그것을 조절하기 위하여 고안된 치윤법에서 생겼다. 5월이 가장 많고 4년에 한 번씩 윤달이 들어 여벌, 공달 또는 덤 달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걸릴 것이 없고 탈도 없는 달이라고 하여 집수리나 이사를 해도 탈이 없는 달이라한다.

나이 많은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윤달에 수의를 만들었으며 또 산소를 손질하거나 이장하는 일도 흔히 윤달에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결혼하기에 좋고 수의를 만드는데 좋다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 라고 적혀있다.

[명도전]이라는 기록에 나오는 예수재의 유래는 옛날 인도 마갈타 왕국의 빔비사라 왕이 어느 해 겨울 비몽사몽간에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어 왕은 꼼짝도 못하고 저승사자에게 끌려갔다. 저승에 당도하자 귀족들이 달려들어 왕을 한 옥사에 가두었다. 그러나 왕은 자신이 어떤 잘못으로 그곳에 끌려가게 되었는지 몰라 억울해 하며 옥졸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임금이 된 후로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악업을 짓지 않고 선업을 지으려고 애썼는데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고통을 주시는 겁니까?” 그러자 귀족은 왕이 평소에 시왕과 그 종관 권속들을 공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고통을 받게 되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왕은 자신은 시왕과 권속들이 이름을 몰라 그렇게 되었으니 돌려보내주면 그들을 극진히 봉향하겠다.”고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겨우 죽음을 면하고 이 세상에 되돌아오게 된 빔비사라왕은 그가 약속한대로 시왕을 비롯한 명부와 권속들을 지극정성으로 공양하면서 전생의 죄업과 현생의 죄업을 참회했다고 한다. 왕은 이처럼 지극정성으로 예수재를 지낸 공덕으로 모든 죄 업을 소멸하고 죽은 후에도 도솔천에 태어나 지장대성을 친견하고 수다원과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사후 49재는 죽은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오직 유족들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지만 생전예수재는 스스로 자신이나 살아있는 다른 친척들을 위해 지내는 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 재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즉 내생에 대비하는 길은 살아 있을 때 선한 공덕을 쌓는 일과 모든 중생의 삶은 더불어 산다는 이치와 무상에 대한 깊은 인식으로 정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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