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허물 말하는 사람은 내 스승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1-02-28 / 조회 : 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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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101-4 지혜의 등불


내 허물 말하는 사람은 내 스승


허물 감추려 자신을 아름답게 포장하기보다

스스로 잘못 드러내 경책하심 하기에 힘써야


올바른 친구 사이란 어떤 것일까? 서로 농담이나 주고받고, 만나면 재미있고, 거리낄 게 없는 사이가 참된 우정일까? 친구의 잘못엔 전혀 아무 말 않고 그저 ‘네가 옳다’고 고개 끄덕여 주는 게 참된 우정일까? 친구는 단지 놀고 즐기려는 사이만은 아니다. 친구는 그저 좋은 말만 해 주어야 하는 사이도 아니다. 실제로 서로 가장 친한 친구 사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말 한 마디의 실수로 틀어져 버리는 예를 우리는 많이 본다. 가장 친한 사이일수록 지켜야 할 예우와 도리가 있다. 그것을 서로 지켜 주어야만 벗 사이에도 믿음이 싹트고, 다소 아픈 충고의 말도 선선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요새 사람들은 성품이 경박하다. 그래서 서로 즐기고 무례하게 지내면 뜻이 맞는 사이라고 하고, 성격이 원만하여 모나지 않고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그런 둥글둥글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러나 이런 사귐이 어떻게 오래 지속될 수 있겠는가? 만약 친구와 오래토록 사귀려면 반드시 서로 공경해야 한다. 임금과 신하 사이, 친구와 친구 사이는 모두 서로 공경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요새 사람이란 오늘의 요새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좋은 것을 찾으려 한다. 마찬가지로 자기에게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혹 친구가 “너는 참 성격도 좋고 재주도 많고 별 부족함이 없는 것 같아” 하면, 입이 헤 벌어지고 “너는 이러이러한 성격을 고쳐야 해. 그리고 머리는 좋지만 노력이 부족해. 네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별로 좋은 결과가 없을 거야”라고 거슬리는 말을 하면, “자식, 저나 잘 하면 되지. 주접을 떨고 있어”하며 미워한다.

<논어>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君子易事而難悅, 小人難事而易悅. 군자는 모시기는 쉽지만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인은 모시기는 어려운 반면에 기쁘게 하기는 쉽다.”

군자의 생각과 행동은 정도에 맞고 변덕스럽지 않아 모시기는 쉽다. 그러나 의(義)에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조그만 이익을 욕심내지 않기 때문에 좀처럼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인은 생각과 행동이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변덕스럽기 때문에 대하기가 어려운 반면에,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쉽게 기뻐한다는 말이다.

<초발심자경문>중 초심에 보면 ‘수원리악우(須遠離惡友)하고 친근현선(親近賢善)하라’는 말이 있다. 모름지기 나쁘고 악한 친구는 멀리 하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 하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나쁜 벗이라 하여 무조건 멀리 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나쁜 이라도 어진 벗으로 만들어서 가까이 하라는 의미다. 무엇이든 자기 스스로에게 아름다운 포장을 하는 것은 자기 허물을 감추려는 것과 같고, 자기의 잘못된 것을 드러냄으로써 스스로가 경책(輕責)을 하여 하심하는 자세로 친구를 대한다면 자기 곁에는 항상 훌륭한 친구가 가득할 것이다.

“내 허물을 말하는 사람은 곧 내 스승이요, 내 아름다움을 말하는 사람은 곧 도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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