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을 여는 ‘문화의 힘’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11-15 / 조회 : 9927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240-1 무공저

 

(큰제목)

마음을 여는 문화의 힘

 

(중간제목)

오징어열기, 변방 작은 나라를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부상

 

(본문)

요즘 어느 모임에서든 빠지지 않는 화제가 오징어 게임이다. 사람들이 파리 떼처럼 죽어나가는 선혈 낭자한 이 드라마의 인기가 실로 폭발적이다. 이 드라마는 방영된 80여개국에서 최다 시청 콘텐츠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속 의상이며 게임들은 소셜 미디어에 패러디로 이어지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체험관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몇 시간씩 줄서서 기다린 후 체험한 것은 드라마 소품들 구경, 그리고 달고나 뽑기와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이다. 문학 음악 패션 할 것 없이 프랑스 것이라면 문화의 최정상이라며 떠받들던 그 시절 한국의 아이들이 길바닥에서 하던 놀이를 해보겠다고 지금 프랑스인들이 몰려들다니, 격세지감이 든다.

오징어 게임은 빚에 몰려 더 이상 갈 곳 없는 인생 낙오자 456명이 최후의 승자가 되어 상금 456억원을 갖기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내용이다. 게임현장으로부터 뚝 떨어진 높은 곳에서는 다른 자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이들의 게임을 구경한다. 한쪽에서는 돈이 너무 없어 파리처럼 죽어가고, 다른 쪽에서는 돈이 너무 많아 주체를 못하는 경제적 양극화, 부의 불평등, 그로 인해 천 길 낭떠러지만큼이나 아득하게 벌어진 가진 계층과 못 가진 계층의 거리, 그리고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향한 처참하도록 극한 경쟁 구도…… 자본주의가 깊어진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 바로 우리들의 현실이다. 드라마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여러 장치들을 동원해 확대하고 극화해서 풍유로 내어놓았고, 이 나라와 저 나라의 사정이 다르지 않은 세계인들은 격렬한 공감의 신호들을 보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주는 메시지는 문화가 힘이라는 사실이다. 정치가가, 외교관이 못 해내는 일을 문화는 할 수가 있다. 정부당국이 예산 들여 기획한다고 해서 딱지치기 하러, 달고나 뽑기 하러 파리시민들이 몰려들지는 않는다.

문화의 힘은 마음을 열고, 마음을 사로잡아 감동시키는 것이고 감동은 행동을 하게 한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영어사전을 개정하면서 K-드라마, 한류, 먹방, 만화, 동치미, 갈비, 누나, 오빠, 언니 등 26개 단어를 추가한 것은 한국 대중문화가 갖는 세계적 영향력의 반증이다.

20세기가 정치 이데올로기와 굴뚝산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정보와 문화의 시대이다. 국경의 의미가 희미해진 글로벌 시대에 문화의 기본은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면서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것이다. 즉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특성의 융합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오징어 게임세계적 문화현상이라는 표현이 따라붙는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일으킨 세계적 돌풍을 올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이어받았다. 또한 미국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신곡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하고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서 한국의 활약이 눈부시다.

변방의 작은 나라, 한국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90년대부터 똑똑한 젊은이들이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분야로 계속 진출한 인과응보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