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과 배려의 정신으로 더 좋은 공동체 지향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5-17 / 조회 : 9950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큰제목)

공감과 배려의 정신으로 더 좋은 공동체 지향

 

(중간제목)

를 통해 를 보고 를 통해서 를 봐

불확실성으로 여는 편리한 시대 상호의존추구

 

(본문)

2021년 신축년 온고지신의 해

2021년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희망찬 신축(辛丑)년 새해가 되어 지구촌이 평화와 행

복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2021년 새해에도 온 나라는 여전히 코로나19에 갇혀 두려움과 불황 속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바람으로 부대끼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 앞 갈림길에 서 있다. 언제든 변화는 기존 틀을 벗어나는 것에서 출발하기에 불균형한 상태다. 비록 우리 주위의 몇몇은 새로운 변화를 재빠르게 받아들여 큰 성공을 이룰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은 변화하는 세상 앞에서 갈팡질팡하며 힘겨워할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도 받을 터이고, 잃어버린 직장을 다시 구하느라 힘겨워할 것이다.

어려운 현실과 불확실의 2021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부처님의 마음으로 돌아가자. 우리의 조상이 살아온 공감과 배려의 정신으로 온고지신하는 것이다.

조상이 살아온 정신

불교 유교 도교의 3대 사상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 전통사상에서 다른 사람, 나아가 사회에 대한 공감과 배려는 공통적인 핵심사상으로 담겼다. ‘로부터 진정한 공감과 배려를 회복함으로써 더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전통사상이 지향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 곳곳에서 이러한 공감과 배려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부처님은 이 세상 모든 존재자들이 상호 의존적으로 연기(緣起) 구도 속에 놓여있다고 가르쳤다. 가령 함께 서 있는 세 개의 나뭇가지에서 어느 하나만 빼내도 세워져있던 그 형상은 없어지고 나뭇가지들이 모두 쓰러지고 마는 것처럼, 모든 존재는 인연에 따라 서로 의존한 채 그 상태로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 개의 나뭇가지처럼 세상 존재들은 모두 일시적인 조합이며 언제든 변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 고정되어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일깨웠다. 모든 존재는 ’ ‘할 것 없이 같은 처지이고, ‘를 통해서 를 보며 를 통해서 를 볼 수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는 를 위하는 것과 남을 위하는 것이 차이가 없기 때문에 서로를 위해주어 기쁨을 나누고(, ) 고통을 덜어주는 (, ) 것이 모두를 구제하는 길이다. 불교의 자비(慈悲)는 공감하고 배려할 수밖에 없는 모든 존재자들의 의존적 상태에서 비롯되고 우리가 근원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효과적인 실천법이 되는 것이다.

타고난 공감능력

유교에서는 인간의 공감능력과 그에 따른 배려를 인간의 타고난 본성으로 여겼다. 타고난 공감능력과 배려정신은 바로 인()을 말한다. 맹자는 이를 측은지심(惻隱之心)을 통해 설명한다. 만약 지금 우리 눈앞에서 한 어린아이가 우물에 막 빠지려고 한다면 그 순간 우리는 어떠한 계산도 하지 않고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 순수한 마음이 측은지심이고 이것이 곧 우리 마음속에 공감과 배려가 타고난 것이라는 증거라고 하였다.

도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도교사상의 바탕이 되는 노자장자에는 우주의 원리인 대도(大道)는 만물을 낳고 길러주지만 만물 앞에서 주인노릇하지 않고 억지로 끌고 가지 않으며 만물이 저대로 자연스럽게 이루도록 한다고 가르친다. 최상의 도를 닮은 최상의 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저절로 다 이루게 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또한 모든 만물의 가치는 도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동등하기 때문에 내가 더 낫다는 생각을 지니는 것은 어리석은 처사이다. 특히 장자의 우화에는 장애가 있는 도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도가에서는 타자를 공감하고 배려하되 배려하는 것을 자랑하거나 공을 자처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에 대한 공감과 배려

부처님은 불설십이두타경에서 음식을 먹고자 할 때는 몸속에 8만의 호충(戶蟲)이 있는데 이 호충이 음식을 먹어서 모두 다 편안하게 살아간다. 내가 지금은 음식으로 이 모든 호충에게 보시하지만 깨달음을 얻어서는 올바른 법으로 보시하리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에서 8만이 대단히 많은 숫자를 상징하고, 호충이 박테리아와 같은 단세포 생물을 지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식사 행위가 곧 내 안의 불성에 올리는 청정한 시주인 동시에 내 몸 안의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보시하는 일이다. 식사를 부처님에게 공물을 올린다는 의미를 지닌 공양(供養)’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3대 가는 부자가 없다고들 하지만, 최부자집은 무려 9500여 년을 넘게 만석꾼의 지위를 유지하고 존경받는 가문을 이어오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최부자집의 가훈을 보면 이해하게 된다.

벼슬길에 나아가되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가난한 이웃에는 아낌없이 베풀면서도 정작 식구들에게는 검소한 생활과 절제를 가르치는 가훈이다.

편리한 인공지능시대

인공지능 AI 로봇 시대라고 하는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불행의 핵심 요인 역시 이기심이 자리한 '끝없는 욕심'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편리하게,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욕망이다. 그러다보니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리를 한다. 인심이 각박해지고 이웃에 대한 배려도 드문 이야기가 되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미래가 불확실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세상을 끔 꾼다. 우리 후손들이 누려야할 세상을 위해 나만 손해 보지 않으려는 생각이, 거꾸로 내게 손해를 끼친다는 진리를 알아야하겠다.

위로